-미국 서비스 제한 및 규제 압박의 결과로 추측
-다충 구조의 기업 한계 보여줘
WPT 글로벌(월드 포커 투어 글로벌)이 신임 CEO 체제 아래 미디어팀 직원을 대거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WPT 글로벌은 지난해 11월 제주 신화월드에서 WPT 코리아를 개최한 바 있어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고된 인원 중에는 오랜 기간 WPT 글로벌에서 근무하며 높은 평가를 받아온 베테랑 직원들도 포함되어 있다. 내부 소식통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인원이 최대 6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해고 대상에는 WPT 글로벌 미디어팀뿐만 아니라 플레이어 안전을 위한 AI 스마트 생태계 관리 툴을 개발한 A5 연구소 소속 직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고는 신임 CEO가 새로운 팀을 꾸리기 위해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세 차례에 걸친 단체 해고가 진행됐으며, 전체적인 개편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WPT 글로벌 측은 CEO 교체 및 해고 사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변화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일부 공개됐다. WPT 미디어 부문 부사장이자 글로벌 포커 인덱스에서 네 차례 수상한 랜스 브래들리(Lance Bradley)는 지난 1월 28일 자신의 팀이 “WPT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이번 해고 명단에는 라이브 포커 업계에서 잘 알려진 주요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어 업계의 충격이 크다. 특히 오랫동안 성공적인 이벤트를 이끌어온 핵심 인력들이 대거 퇴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해고가 WPT 글로벌의 운영 방향성 변화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추가적인 인력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영난의 징조인가?
현재 WPT 글로벌은 미국 내 플레이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대규모 해고가 이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해고된 직원 중 다수가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와 관련한 공식 확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또한 미국 내 스윕스테이크 모델을 둘러싼 규제 압박이 커지고 있다. 2024년 8월, 미국게임협회(AGA)는 일부 기업들이 기존 법률을 우회하기 위해 스윕스테이크 모델을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GA는 WPT 글로벌 사이트를 운영하는 버츄얼 게이밍 월드(Virtual Gaming Worlds)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라이브 이벤트 시장에서도 WPT 글로벌은 새로운 경쟁에 직면했다. 2024년 12월, WPT는 윈 라스베이거스(Wynn, Las Vegas)에서 WPT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한다고 발표했으나, 월드 시리즈 오브 포커 WSOP가 같은 시기에 ‘파라다이스 시리즈’를 개최하며 맞불을 놨다. 특히 월드 시리즈 오브 포커는 $50M GTD 슈퍼 메인 이벤트를 포함한 대규모 대회를 발표하며 WPT의 라이브 이벤트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2023년 WPT 월드 챔피언십은 당시 최고 기록이었던 $40M GTD(보장 상금 4천만 달러)를 설정하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2024년에는 보장 상금을 포기하고 진행했다. 총 상금 규모는 $23,441,000으로 여전히 큰 규모였지만 전년도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가 WPT 글로벌의 장기적인 운영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층 구조의 WPT, 헷갈리는 브랜드들
WPT와 관련된 기업 구조는 복잡하다. 이름이 비슷한 여러 회사가 존재하며, 각각 다른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 포커 투어(WPT)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커 브랜드로, 가장 권위 있는 라이브 포커 토너먼트를 주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WPT 글로벌은 온라인 부문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WPT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온라인 WPT 이벤트를 개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클럽WPT 골드는 다른 개념의 플랫폼이다. 2024년 9월 처음 공개된 이 서비스는 온라인 스윕스테이크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골드 코인을 구매하면 스윕 코인을 추가로 받을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 포커 토너먼트에 참가하고 실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 덕분에 기존 규제를 우회해 더 널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텍사스에서는 WPT 글로벌을 이용할 수 없지만, 클럽WPT 골드에서는 포커를 플레이할 수 있다.
클럽WPT 골드는 최근 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포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리롤 토너먼트를 개최하며 $500만(약 65억 원) 보장 상금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적인 온라인 포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프리롤 상금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대규모 상금 이벤트와 최근의 대량 해고가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지면서 업계에서는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복잡한 구조를 더 헷갈리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는 클럽WPT다. 클럽WPT는 클럽WPT 골드와 별개의 서비스로, 구독 기반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는 WPT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고, VIP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실제 현금을 획득할 수 있는 토너먼트에도 초대된다.